공책과연필/애프터노트
2009/12/29 18:13
각 세대를 대표하는 여섯명의 톱 여배우가 각자 자기 자신의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여배우들'의 소식은 개봉 전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큰 줄기와 설정은 잡혀 있으나 각 디테일들은 그녀들이 직접 애드립을 치고, 각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 또한 꽤 긴장감이 흐르더라,는 잡지기사와 예고편을 미리 본 친구의 사탕발림에 난 안절부절 못했더랬다.
꽤 리얼해보이는 가상 다큐멘터리랄까. 유별난 인간부류들을 모아놓은 특이한 현장 특유의 긴장감과 '세상에는 세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남자, 여자, 그리고 여배우들'이라는 영화의 첫머리에 나오는 말처럼 특이한 인종들인 여배우들 여섯명 사이에서 유발되는 말과 행동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고 불안하기까지 해서 낄낄거리며 웃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뭐랄까 영화속 분위기와 동일하게 점점 루즈해지며 배우들과 함께 관객들도 슬슬 지쳐가는 느낌. 영화 속 와인파티 장면에서의 대화들은 그야말로 날 것 그대로인 듯 느껴지는데다, 일부는 (특히 이미숙의 이야기들) 무릎팍도사에서 이미 본 내용이라 공감보다는 확인이요, 내가 그녀들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있어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게 한다. 특이한 영화, 볼 수 없었던 영화, 여배우의 솔직한 입장을 대변하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면 성공이겠다.
누구나 알다시피 이런 영화를 같이 보러 갈 사람들은 매우 드물다. 30을 꼴깍 넘긴 내 또래의 솔로여자, 아니면 혼자 봐야할 팔자의 영화! ★★
사족. 고현정의 포스와 날이 선 최지우의 공주스러움의 격돌은 대단했다! 역시 여자는 화장실에서 싸워야 제 맛!!

